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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어떻게 살것인가:예술적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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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어떻게 살 것인가: 예술적 제언》
김주연, 최은철, 최익규
 2025-07-24 ~ 2025-11-16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중요시하는 인본주의는 인간의 삶을 예술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이후 미술은 종교적 상징이나 이상적 미의 재현을 넘어 인간의 내면과 현실 세계를 반영하며 삶을 사유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했다. 예술은 삶을 기록하고 이해하려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매체가 되었고, 예술가들은 개인의 기억이나 감정에서부터 시대적 상처나 사회적 균열에 이르는 다양한 이슈들을 삶의 테두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시대의 전환기적 사건들과 격변하는 세상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고, 예술은 재현의 도구를 넘어 사회를 비판하고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는 수단으로 확장되었다. 더불어 일상의 사물이 미술 작품으로 등장하면서 예술과 삶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기존의 미학적 관념 또한 전복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예술이 삶이 될 수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사유로 이어졌으며, 예술의 의미와 영역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나아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흐름 위에서 ‘삶’의 의미를 저마다의 시선으로 풀어낸 세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이들은 일상에서 마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공유한다. 설치, 영상,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로 구현된 작품들은 일상의 사물을 표현의 수단으로 삼아, 그 속에 담긴 삶의 단면들을 풀어낸다. 여기서 사물은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 존재와 부재, 기억과 망각, 욕망과 허무, 달콤함과 씁쓸함, 삶과 예술, 시간의 흐름과 반복적 행위 등을 시각화하며 삶의 본질을 되묻는 매개로 자리한다.

《그대, 어떻게 살 것인가: 예술적 제언》은 일상의 풍경을 예술적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제안에서 출발한다. 익숙한 사물 속에서 낯선 의미를 발견하고, 예술적 사유를 통해 삶의 방향과 가치를 새롭게 묻고자 한다. 전시 제목은 요시노 겐자부로의 소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차용했다. 소설 속 주인공 코페르가 그랬듯, 우리 역시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한 삶을 안고 사는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 

김주연 작가는 옷과 신문, 책 등 쓰임을 다한 일상의 사물에 싹을 틔우고 그것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존재의 가벼움> 시리즈는 남극에 체류하면서 작가가 경험한 거대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심리적 죽음을 바탕으로 존재와 부재,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담아낸다. 동양철학의 이숙(異熟) 즉, 모든 존재의 다른 성장 혹은 다른 방식의 성숙이라는 개념을 빌려 작가는 존재의 의미와 삶에 대한 성찰, 기억 등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삶의 의미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선보인다. 옷에서 씨앗이 발아되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들은 생명의 성장과 변화, 살아있는 생명의 유한함을 시각적으로 은유한다. 

최은철 작가는 설탕을 통해 문명을 이야기한다. 설탕으로 만든 도자기를 유물처럼 배열하거나 발굴 현장을 연상시키는 흔적들은 달콤한 재료에 깃든 양가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문명과 자연, 인간과 사회가 맺는 불안정한 관계를 각설탕으로 쌓아 올린 <설탕 도시>는 빌딩이 들어선 도시의 풍경처럼 단단하고 정교해 보이지만 조명의 열기나 습기로 인해 언제든 녹아 사라질 수 있는 신기루처럼 위태롭게 자리한다. 설탕의 단맛은 우리를 유혹하기도 하지만 중독과 파괴, 허상과 덧없음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작가는 설탕의 속성을 빌려 인간 문명이 지닌 양가적 감정과 언제 허물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균형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최익규 작가는 광목천 위에 바느질을 이어가는 수행적인 작업으로 일상을 기록한다. 반복되는 매일의 바느질은 시간성과 신체의 리듬을 담은 예술 행위로 전환되며, 단순한 행위의 반복을 넘어 명상과도 같은 침잠의 상태를 시각화한다. 그의 작품은 반복을 통한 몰입, 몰입을 통한 사유라는 과정의 미학을 보여주며, 우리가 무심히 흘려보내는 일상의 깊이를 천천히 되새기게 한다. 바늘 끝에서 이어지는 실은 삶의 흔적이며, 작가에게 있어 삶과 예술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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